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몸이 날씨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면역력이 쉽게 저하되며, 이로 인해 각종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특히 당분간 포근한 날씨와 갑작스러운 비바람이 반복되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면역력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환절기, 몸이 보내는 신호에 민감해져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쉽게 떨어질 수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상덕 원장(하나이비인후과)은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는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기도 하는데, 이렇게 기온이 급변하면 우리 몸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이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피부, 근육, 혈관 등 여러 기관이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하면서, 상대적으로 면역세포에 공급되는 에너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봄철 미세먼지와 황사까지 더해지면 체내 염증 반응을 유발해 면역력은 더욱 약해질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다양한 신호로 이상을 알린다.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이 약해지면서 배탈이나 설사가 잦아지고, 감기나 독감 같은 호흡기 질환에 쉽게 걸려 기침, 콧물, 미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세균이 우리 몸 곳곳에 침투해 눈에는 다래끼와 결막염, 입안에는 구내염을 유발할 수 있다. 비뇨생식계에도 영향을 미쳐 방광염이나 질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 경우 빈뇨, 잔뇨감, 배뇨 시 통증, 가려움증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평소 우리 면역 시스템에 눌려 지내던 바이러스도 이 틈을 타 활발해진다. 대표적인 예가 대상포진이다. 이 질환은 체내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신경을 따라 활성화되며, 피부에 띠 모양의 발진과 수포, 몸의 한쪽 부분에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잘 자고∙먹는 것이 기본…'비타민 b군' 보충하면 효과 ↑
환절기 면역력 저하를 예방하려면 생활 습관에 신경 써야 한다. 내과 전문의 김성희 원장(독일하트의원)은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건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라며 "하루 7~8시간 숙면은 면역세포 기능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므로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실내 적정 습도(40~60%)를 유지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은 면역력 관리의 기본이다.

잘 먹는 것도 중요하다. 김 원장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제철 과일과 채소, 발효식품, 고단백 식품을 고루 섭취하는 것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며 "반대로 당분, 알코올, 포화지방처럼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음식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바른 식∙생활습관을 유지하면서 비타민 b군을 충분히 보충하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b1, b2를 포함해 총 8종으로 구성된 비타민 b군은 면역 체계 유지에 필수적인 조효소로, 특히 b6·b9·b12는 면역세포인 nk세포와 t세포의 활성화 및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비타민 b군은 체내 에너지 생성 과정을 원활하게 도와 면역 저하로 나타날 수 있는 피로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고갈되기 쉬운 비타민 b, 선택 기준은?
비타민 b군은 지속된 스트레스와 음주∙흡연 등에 의해 쉽게 고갈되고, 체내 흡수율이 낮은 수용성 비타민이므로 영양제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b 영양제는 필수 비타민 b 8종이 들어있는지, 또 일일 최적 섭취량(odi)을 충족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고함량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과도한 복용은 속쓰림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체내 흡수율을 고려한다면 비타민 b1이 활성형으로 들어있는지 살펴야 한다. 활성형인 벤포티아민은 일반 티아민보다 생체이용률이 약 9.3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면역력 강화를 목적으로 비타민 b군을 섭취하려는 경우, nk세포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 b6·b9·b12가 1일 최대 권장 함량에 맞춰 포함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b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너지를 내는 영양소를 챙기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비타민 c, e, 셀레늄 등이 있다. 이들 영양소는 비타민 b의 면역 증진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에너지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비타민 b가 체내에서 원활하게 에너지를 생성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면역 저하의 대표 증상 중 하나인 피로도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