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이 목에 고이거나, 목구멍 뒤로 콧물이 넘어가는 듯이 불편한 느낌을 자주 겪는다면 ‘후비루’를 의심해 봐야 한다. 후비루 증상이 있으면 코를 강하게 풀어 봐도 콧물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고, 오히려 코 점막이 상하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들 때마다 기침을 하면 편도가 상하면서 인후통이 발생하기도 하는 만큼, 환자의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증상이다. 후비루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알아보자.
콧물 고이는 ‘후비루’, 원인 질환 있을까?일반적인 경우, 코와 코 주위의 공기주머니인 부비동에서는 하루에 약 300~600ml 정도의 콧물이 생성된다. 콧물은 코 점막을 부드럽게 만들고, 코로 들어온 이물질을 제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간혹 특정 질환으로 인해 콧물이 너무 많이 생성되거나 콧물이 끈끈해져 제대로 분비되지 못하는 경우에 후비루가 유발될 수 있다. 후비루를 가져오는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축농증’, 즉 ‘부비동염’이다. 부비동염은 코 주변의 빈 공간인 부비동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해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코 점막이 부으면서 콧물이 고이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고인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면서 후비루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만약 후비루 증상이 심한 데다, 콧물의 색이 노랗거나 연두색인 경우라면 부비동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외에 차가운 공기나 낮은 습도 등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콧물이 평소보다 많이 나오면서 후비루 증상을 겪기도 하며 △알레르기성 비염 △감기 △약물 부작용 △임신 △호르몬 불균형 등으로 인해 후비루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원인이 명확하게 없는데도 후비루 증상을 겪는 이들도 드물게 있는데, 이 경우는 ‘후비루 증후군’이라고 별도로 구분해서 부르기도 한다. 하이닥 이비인후과 상담의사 이상덕 원장(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후비루 증상이 있으면 지속적으로 목 뒤로 콧물이 넘어가고, 목에 이물감이 느껴져 반복적인 기침을 할 수 있다”라며 “증상이 심할 경우 인후통과 호흡에 불편함 등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 데다, 방치하게 되면 만성적인 기침 때문에 일상생활에도 큰 불편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원인 질환에 따라서는 합병증으로 중이염, 인후두염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원인을 감별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원인 질환 치료가 중요…코 세척도 개선에 도움 돼원인이 되는 질환만 잘 치료해도 후비루 증상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경우 △항히스타민제 △점막수축제 △국소 스테로이드 등을 이용해 치료하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비동염의 경우 3주 이내의 급성이라면 항생제 등을 복용하면서 치료해 보는 것이 좋으며, 만성이거나 코 내부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부비동염이라면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이외에 약물 부작용인 경우라면 약물을 교체하고, 실내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적정 범위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후비루가 발생한 특별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생리식염수를 사용한 코 세척을 자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코 세척을 할 때는 상체를 숙인 상태에서 고개를 한 쪽으로 돌리고, 위쪽의 코 입구에 세척기 끝을 살짝 넣어 생리식염수를 주입하면 된다. 이때 “아” 하는 소리를 내면 목젖이 위로 올라가면서 식염수가 목으로 넘어오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으며, 귀와 코를 연결해 주는 이관의 입구를 닫아 식염수가 귀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코 세척을 하는 동안에는 호흡을 참고, 너무 강한 압력으로 식염수를 주입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코 세척을 할 때 사용하는 생리식염수는 나트륨 농도가 0.9%인 것을 사용하고,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맞춰 사용하면 된다. 이는 우리 몸속 체액의 농도와 동일한 것으로, 코 세척 시 점막 세포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나트륨 농도가 너무 낮거나 높으면 삼투압 현상으로 인해 코안의 점막이 붓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상덕 원장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